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씨(22)의 어머니가 당시 동석했던 학과 동기 A씨와 그의 어머니를 향한 분통을 터뜨렸다.
정민씨의 어머니는 17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A씨가 미리 전화해서 알려줬더라면 정민씨가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민씨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정민씨가 친한 동기는 A씨를 포함해 7명이며 엄마들끼리도 교류가 있었다.정민씨 어머니는 "(정민씨가) A씨와 2019년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친하게 지냈다"면서 "7명 어머니 중에서도 성향이 잘 맞는 A씨 어머니랑 자주 교류했고, 사건 전 주에도 만났다"고 밝혔다.
앞서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A씨와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고, A씨는 다음날인 25일 오전 3시30분 잠에서 깨 부모님과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시 잠이 든 A씨는 오전 4시 30분쯤 일어나 귀가했으며, 이때 정민씨는 자리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집으로 돌아가 정민씨가 사라진 사실을 알린 A씨는 부모님과 함께 다시 한강공원으로 나가 정민씨를 찾아보다가 오전 5시 이후 정민씨의 부모님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와 관련해 정민씨 어머니는 "제가 가장 놀라고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데 (A씨 어머니와) 늦은 밤이라고 전화 못 할 사이가 아니다"라면서 "오전 3시30분에 A씨 전화를 받았으면 (A씨 어머니가) 저에게 전화를 백 번은 하고도 남을 사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정민씨의 어머니는 "너무 이상하다. (정민씨가) 실종된 후 그 부부가 우리와 만났을 때는 오전 3시 37분에 A씨가 부모님께 전화했다는 얘기를 숨겼다"면서 "그때 연락만 해줬어도 정민이가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원망을 드러냈다.
또 정민씨 어머니는 A씨 가족이 사건 발생 2시간 뒤에 연락한 것에 대해 "4시30분에 A씨가 귀가한 후, 자기들이 뛰어갈 정도로 이상한 상황이라면 저한테 전화를 하면서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자기들끼리 와서 20~30분 동안 뭘 했을까. 그 후에 우리한테 전화했다는 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A씨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정민씨 어머니는 "사진 보면 야무지게 자기 짐 다 싸고 갈 준비를 한 아이가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겠느냐"면서 "3시30분에 자기 아버지한테도 전화했는데"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끝으로 정민씨 어머니는 "A씨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도 주검으로 돌아온 아이를 부검까지 해야 했다"면서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면서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정민이가 전부였는데 지금은 진상을 밝히자는 목적이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고 난 후엔 뭐로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마음 놓고 놀지도 못하고 공부만 하다 이제 뭔가 좀 알고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왔는데 고생만 하다 간 것 같아서 아이가 너무 아깝다"고 털어놨다.
B씨 측 법률대리인 정병원 법무법인(유한)원앤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17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B씨 부모님은 과음을 한 아들의 행위에 대해 부모로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였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고, 아무리 만취하였더라도 같이 술 마신 친구를 끝까지 챙기지 못한 아들에 대한 변명조차 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 "고인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되는 의혹이 억울하다고 해명하는 것은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아직은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 때이며, 진상은 경찰이 파악할 수 있을 것이기에 최대한 경찰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구 B씨를 둘러싼 의혹, 친구 B씨가 기억하는 당시의 사실 관계 등을 전했다.
친구 B씨 측 주장에 따르면 실종 발생 당일인 지난달 25일 친구 B씨가 신고 왔던 신발을 버린 이유는 토사물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B씨가 신었던 신발은 낡았고 신발 밑창이 닳아 떨어져 있었으며, 토사물까지 묻어 있어 어머니가 실종 다음날인 26일 집 정리 후 다른 가족과 함께 모아두었던 쓰레기들과 같이 버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B씨 어머니는 사안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 신발 등을 보관하라는 말도 듣지 못하였기에 크게 의식하지 않았었다"고 덧붙였다.
또 친구 B씨 가족에 유력 인사가 있어서 실종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B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며 "B씨 아버지 직업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 또한 결혼 후 지금까지 줄곧 전업주부"라고 밝혔다.
그간 온라인 중심으로는 '전 서울 서초경찰서장인 최종혁 현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 B씨의 외삼촌이다', 'B씨 아버지가 강남 세브란스 병원 교수다' 등 근거 없는 소문들이 유포됐었다.
정 변호사는 그간 구체적 경위를 밝히지 않은 이유로 "진실을 숨긴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B씨가 만취로 인한 블랙아웃으로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어 "B씨가 과거에도 수차례 만취 상태에서 기억을 잃은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도 사고나 다툼이 발생된 적이 없었던 점, 이번 사건에서도 B씨의 신체, 의류나 소지품, 가족과의 당시 통화 내용 등 어디에도 불미스러운 사고의 흔적이 없었기에 B씨가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으리라고 당연히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친구 B씨가 기억하는 당시의 기억에 따르면 실종 발생 전날인 지난달 24일 B씨는 다른 친구와 함께 밤 10시까지 술을 마신 뒤 고인 A씨에게 연락했고, A씨는 집 근처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당시 친구 B씨는 청주 2병을 마신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고인 A씨와 대학 입학 후 두 차례 여행을 다녔을 정도로 친했다고 전했다. 또 둘은 같은 독서실도 다녔다고 한다.
이후 이 둘은 함께 술(9병 구매)을 마셨고 B씨는 어떤 술을 어느 정도로 마셨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25일 새벽 3시37분께 B씨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아버지가 대신 받아 1분57분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아버지의 기억에 따르면 B씨는 "고인이 술에 취해 깨우기 힘들다"는 취지의 말을 했고 아버지도 "친구를 잘 깨워 집에 보내고 너도 빨리 택시타고 돌아와라"라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같은날 새벽 4시15분께 B씨와 가족들이 거주하던 아파트 화재 신고로 잠에서 깬 B씨 어머니는 새벽 4시가 넘어서도 아들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4시27분께 아들 B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안됐다고 떠올렸다.
당시 B씨는 고인과 만날 때 배터리가 1%였고, 한강공원 인근에서 휴대폰 충전기로 일부 충전을 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어느 정도 충전됐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B씨가 당시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옆으로 누워 있던 느낌, 나무를 손으로 잡았던 느낌, 고인을 깨우려고 했던 것 등 일부 단편적인 것들밖에 없으며, 시간 순서는 명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는 또 고인의 휴대폰을 소지하게 된 경위에 대해선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고인의 휴대폰을 사용한 기억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B씨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안 사람은 B씨 어머니였다"며 "B씨는 자신이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실도 모르고 있었고, 이외에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잃어버렸는데, 그 경위 또한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가 휴대폰을 바꾼 이유에 대해선 "잃어버린 휴대폰 수색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분실신고도 하지 않았기에 기존의 휴대폰 번호를 변경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휴대폰이 없는 상태라 연락이 어려운 점 때문에 어머니 명의로 새로운 휴대폰을 일시 개통해두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새벽 4시30분께 택시를 타고 귀가한 B씨는 당시 구체적인 일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B씨 아버지는 A씨가 한강공원에서 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싶어 직접 찾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B씨 아버지는 전날 밤 술을 마신 상태였기에 어머니가 운전해 함께 갔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B씨 가족이 고인의 가족에 연락하지 않고 새벽에 한강을 찾은 이유로 "B씨 아버지와 고인의 부모님은 서로 친분이 없었고, B씨 어머니와 고인의 어머니가 친분이 있기는 하나 다소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사이라 새벽에 편하게 전화하기는 어려운 사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보이지 않았고 혹시 고인이 집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B씨 어머니는 A씨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로 인해 A씨 실종 사실을 A씨 부모가 알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강공원에서 친구 B씨는 A씨 어머니에게 고인의 휴대폰을 전했고, A씨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 마쳤다. 이제 우리가 나왔으니 집에 돌아가시라"는 문자를 보내며 B씨 가족을 돌려보냈다고 한다.
정 변호사는 B씨 측이 변호사를 선임한 이유로 "절친한 친구가 실종된 충격과 걱정, 자신이 끝까지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매우 큰 상태였는데, 어떠한 감정적인 동요가 생길지, 어떤 극단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지, 혹시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지 등을 부모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 자책감으로 인한 충동적인 행동을 막으며 안전하게 보호해줄 수 있는 방안을 상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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