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감정서를 통해 손씨의 사망 원인을 익사로 추정했다. 국과수는 부검 당시 손씨의 머리 부위에서 발견된 2개의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4시 2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한강에 인접한 경사면에 누워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 9명을 조사했다. 다수의 목격자는 ‘손씨와 A씨가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반포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있거나 구토하는 것을 봤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한 목격자는 두 사람의 마지막 목격 시점으로부터 40여분이 지난 오전 4시 20분쯤 “친구 A씨가 혼자 가방을 메고 잔디 끝 경사면에 누워 잠든 것을 확인하고 깨웠다”고 전했다.
이 목격자는 당시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친구를 찾다가 A씨를 발견했다. 그를 깨워 한두 마디 대화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사람의 행적이 공통으로 확인되지 않고 4시 20여분쯤 A씨만 자는 상태로 발견돼 오전 3시 38분 이후 두 사람의 행적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와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5일 새벽까지 편의점에 수차례 방문해 360㎖ 소주 2병과 640㎖짜리 페트 소주 2병, 청하 2병, 막걸리 3병 등 모두 9병을 샀다. 그러나 경찰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을 모두 마셨다고 단정할 수 없고, 손씨와 A씨 각각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손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유족에게만 알렸다며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경찰은 실종 당시 시간대에 한강공원을 출입한 차량 총 154대를 특정해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출입한 사람들에 대해 탐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해당 시간대를 탐문하던 중 굉장히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제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A씨는 손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귀가했고, 토사물이 묻었다는 이유로 신발을 버렸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경찰에 따르면 친구 A씨는 전날 변호사 동행하에 재소환해 프로파일러 면담을 했다.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인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됐다. 손씨가 실종된 지 5일 뒤인 지난달 30일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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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헌 기자] 고(故) 손정민 씨의 실종 당일에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사건 당일 정민 씨와 있으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휴대전화 사용 이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정민 씨의 실종 사건이 발생한 날 당시 목격자 B씨는 지난 12일 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에게 “(정민 씨) 친구 A씨가 지난 4월 25일 오전 2시18분께 휴대전화를 보는 사진이 찍혔다”고 했다. B씨는 정민 씨의 아버지 손씨에게 사진을 전달하며 “저렇게 쭈그려서 휴대전화를 하다가 (정민 씨를) 깨웠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B씨가 자신의 친구를 찍다가 그 뒤에 있던 A씨까지 화면에 잡히면서 포착됐다.
이 휴대전화가 정민 씨 폰(갤럭시S20)인지, 정민 씨 친구의 폰(아이폰8)인지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휴대전화가 누구 것이냐에 따라 사용 목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휴대전화를 열어 시간을 본 것일 수도 있고, 휴대전화를 켜 검색이나 전화를 위해 사용한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민 씨와 함께 있던 친구 A씨는 “집에 왔더니 정민이 휴대전화가 주머니에 있었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 본인의 휴대전화는 경찰과 민간 수색팀이 사고 인근 강가에서 찾고 있다.
이에 대한 시민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30대 오모 씨는 “사건 자체가 미궁인 상태라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듯한 정민 씨를 옆에 두고 누구의 휴대전화를 켰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B씨는 정민 씨 아버지 손씨에게 “오전 2시10분 ‘큰 대(大)’자로 누워 있는 정민 씨 위에 A씨가 올라타 (둘이) 겹쳐서 누워 있는 것을 가까이에서 봤다” “오전 2시15분 A씨가 정민 씨의 주머니를 뒤적이고 가방을 챙기는 것을 멀리서 봤다” “오전 2시18분 A씨가 정민 씨를 한 차례 깨우다가 축 늘어져 안 일어나니, 쭈그리고 앉아 휴대전화를 봤다” “오전 2시50분 두 사람이 나란히 누워 있었고, A씨가 뒤척였다” 등 실종 당일의 목격 내용을 전달했다. B씨는 “주변에 술 같은 것이 안 보였고 물건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A씨가 가방 안에 다 챙겼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이후 정민 씨 가족과 지난 4월 26일 만나 “(술을 먹어 4월 25일 오전) 2시~4시30분 사이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언제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정민이가 혼자 달려가다가 언덕에서 굴렀다. 그래서 정민이를 끌어올렸다” “(취해 있는 정민이를) 깨웠다” 등의 취지로 말한 바 있다.
B씨 외 다른 목격자들은 “A씨와 정민 씨가 만취해 토를 했다” “잠든 정민 씨를 A씨가 깨우려 했다” “다툼이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등과 같은 진술을 공통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실종 당일 오전 2시50분께 A씨와 정민 씨가 함께 있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의 진술이 나온 상황에서 이후 시간대 두 사람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오전 3시30분께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부모와 통화하면서 “정민 씨가 잠들었는데 취한 상태라 깨울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오전 3시40분께 A씨가 정민 씨를 깨우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공통된 진술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경찰은 “사실관계를 더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경찰은 정민 씨 실종 당일 오전 3시40분~4시30분 사이 행적에 집중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정민 씨의 실종시간대 공원 폐쇄회로(CC)TV 영상과 차량 블랙박스, 친구 A씨의 통화 내용 등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실종 당일 두 사람의 동선을 집중적으로 파악 중이다. 정민 씨에 대한 정밀 부검 결과는 오는 주말이나 다음주 초 나올 예정이다.
앞서 중앙대 의대 본과 1학년생이던 정민 씨는 지난 4월 24일 오후 11시께부터 이튿날 오전 2시께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승강장 인근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지 닷새 만인 지난 4월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정민 씨의 아버지 손씨는 아들의 죽음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지난 11일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탄원서 자료 중에는 지난달 4월 25일 오전 5시30분께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A씨 가족의 모습이 찍힌 CCTV 영상도 포함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신변보호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신변보호 조치는 A씨와 그의 가족에 대한 신상정보가 과도하게 노출돼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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