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상대로 맞소송을 냈다. 이혼을 청구하며 위자료 3억과 별도로 SK 주식 42.3%의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최근 주가로 1조4000억원 규모다. 동거인, 혼외자, SK 지배구조, 정경유착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기의 이혼소송, 그 핵심 쟁점과 전말을 취재했다.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12월 4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4년 전 남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혼외자가 있다며 이혼을 요구했을 때,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을 반대해왔다. 긴 시간 이혼 조정과 소송이 이어진 지금, 노 관장이 맞소송을 내면서 새로운 국면을 만들었다. “힘들고 치욕적인 시간을 보낼 때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다.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서울가정법원에 이혼과 함께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의 42.3%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노 관장이 이혼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태원은 선대에나 유행하던 축첩 생활을 21세기에도 여전히 하고 있다. 한국 재벌 총수가는 하나에서 열까지 정말 변한 게 없다. 더욱 가관인 건, 편리하게도 2015년 2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무용지물이 되자마자,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사실혼 관계인 여자와 혼외 자녀가 있음을 고백하며 아내인 노소영과 이혼 의사를 밝힌다.
최 회장은 내연녀 김씨와의 사이에 6살 난 딸이 있으며, 노 관장과의 이혼을 원한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그날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최 회장의 내연녀로 알려진 김 모씨의 과거와 신상도 낱낱이 폭로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평소 촌지와 향응으로 잘 관리하던 기자(들)에게 맡겼을 거 같다. 노소영이 최태원의 그런 얄팍한 계획을 미리 알았다면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 간통죄로 고소했을지도 모른다.
난 여기서 두 사람 중 한쪽 편을 드는 게 절대 아니다. 최태원이 이혼을 요구했을 때 "가정을 지킨다."는 코웃음 나는 핑계로 거부한 노소영을 난 비판했었다. 그건 사실상 "네가 행복한 꼴은 죽어도 못 본다."는 파괴적인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태원의 언론 플레이 이혼 작전은 정말 저질이었다. 이미 별거한 지 10여 년이라는 당시 이성을 사귄다는 건 비난받을 일이 전혀 아니지만, 호적에 떳떳이 올리지도 못할 사생아를 낳았다는 건 그 어느 기준으로도 비도덕적이고 무책임한 인간이다. 극단적으로 단순화하여, 콘돔을 사용하고 안 하고의 차이였는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최태원이 성숙한 성인이냐 머리는 텅 비고 아랫도리 관리가 전혀 안 되는 십대 불량소년 수준이냐의 차이다. 이런 쓰레기같은 인간이 재벌 기업체를 운영한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적 비극이다.
부부는 닮는다더니 착란 증세도 비슷하다. 최태원은 마치 자기가 한국 경제를 책임지기라도 한 양 사면으로 석방되어 경제 살리기를 하겠다 했었고, 노소영은 여생을 사회를 위해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헌신하겠다며 우리를 끝까지 웃겨준다. 주제넘게 국민 걱정하지 말고 자기 자신이나 관리를 제대로 하며 살기를 바랄 뿐이다.
내연녀 김씨는 누구?
최 회장이 언론에 보낸 편지에서 언급한 내연녀 김씨는 미국 뉴저지 주 출신 시민권자다. 뉴저지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미모의 여성이었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지만, 빼어난 미모 덕분에 한인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치렀다는 것. 실제로 한 네티즌이 공개한 사진 속 그녀는 또렷한 이목구비에 흰 피부를 자랑한다.
김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2002년에 태어난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최 회장을 만난 뒤 2008년 뉴저지 주 패세익카운티 가정법원에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 같은 해 8월 이혼 판결을 받았고, 당시 그녀는 전남편에게 재산을 주는 대신 양육권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로거 B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에 따르면 2010년 한국에서 최 회장의 딸을 출산한 김씨는 이듬해 홍콩의 한 호텔에서 돌잔치를 열기도 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미국에서 생활할 당시 각종 커뮤니티에 최 회장과의 관계를 공공연히 알려왔으며, 이 때문에 뉴저지에 사는 한인들은 최 회장과 김씨의 관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한 김씨는 유명 연예인들과도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연예인과 찍은 그녀의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기도 했다. 사진 속 그녀는 딸을 안고 있었다.
김씨의 딸이 다니는 유치원은 아이를 등·하원시키는 보모나 경호원이 있는 고급 유치원. 이 때문에 보호자는 아이의 인솔자가 바뀔 경우 사진을 찍어 유치원에 알려야 한다. 김씨 역시 딸의 등·하원을 경호원 몇 명에게 맡겼는데, 하루는 유치원에서 처음 보는 경호원에게 아이를 맡겼다는 것. 그 일로 김씨가 유치원을 찾아 ‘내 애가 납치라도 되면 책임질 거냐’며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최 회장과 김씨가 처음 만났다는 2008년, 김씨는 자신의 명의로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A빌라를 15억 5천만원에 매입했다. A빌라는 SK건설에서 만든 고급 빌라 브랜드다. 2년 후인 2010년 SK그룹의 해외 계열사인 버가야인터내셔널은 김씨의 집을 24억원에 사들였는데, 금융소비자원은 이 과정에서 김씨가 ‘국내 부동산 매입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최 회장이 노 관장과 별거 후 지냈다는 서울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의 고급 빌라 J는 최 회장이 고교 동문 B씨로부터 약 45억원에 매입한 집이다. 한강 조망권을 자랑하며 완벽한 보안으로 사생활 보호에 용이한 이 빌라에는 다수의 유명인이 산다.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대부분 이곳에서 김씨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몇 해째 이곳에 상주하는 한 경비원은 기자에게 “김씨는 이미 오래전 이사를 갔다. 그녀와 딸이 살던 집에는 다른 가족이 산다”고 밝혔다.
노소영 관장-이혼 직접 나선 이유는?
동거인, 혼외자 공개에도 가정을 지키겠다던 노소영 관장은 왜 갑자기 맞소송에 나섰을까. 노 관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 힌트가 있다.
“큰딸도 결혼하여 잘 살고 있고, 막내도 대학을 졸업했다. 그래서 이제는 남편이 저토록 간절히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두 사람 사이에는 1남2녀의 자녀가 있다. 세 자녀는 현재 모두 미국에 거주한다. 장녀 최윤정 씨는 미국 스탠퍼드대 바이오인포매틱스 석사과정을 밟고 있고, 차녀 민정 씨는 워싱턴DC에 있는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산하 인트라 조직에서 근무 중이다. 대안학교에 다녀 화제가 되었던 막내아들 최인근 씨는 최근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했다.
일각에서는 노 관장이 이혼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향후 세 자녀의 재산상속 지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이혼이 성립되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은 세 자녀에게 각각 3분의 1씩 분배된다. 그런데 최 회장이 현재 동거인과 결혼해서 가족을 꾸리면 계산이 조금 복잡해진다.
엄마 노 관장 입장에서는 본인의 세 자녀에게 돌아가는 지분을 많게 하고 싶을 것. 이혼이라는 합의점은 찾았지만 재산분할과 관련해서는 이 소송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적인 예상이다.
세기의 이혼소송, 핵심 쟁점은?
이혼 귀책사유와 재산분할액 인정 여부
현재 최 회장은 SK 지분의 18.44%(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노 관장이 요구한 재산분할액은 SK 전체 지분의 7.73%, 최근 주가로 1조4000억원 규모다.
법무법인 인화 김영진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이혼사유가 누구에게 있느냐, 재산분할에 있어서 노소영 관장의 재산 형성과 유지 관리에 대한 기여도가 얼마나 되느냐”라고 말했다.
최 회장에게 동거인과 혼외자가 있어서 수면 위로 보이는 귀책사유는 명백하지만, 이것을 결정적인 혼인 파탄의 이유로 보는지에 관해서는 시각차가 있다. 이혼소송에서 부부 귀책사유의 비율을 통상적으로 보는데, 5:5나 6:4의 형식으로 책정한다. 누구 한 사람에게 유리한 판결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은 재산분할액이 얼마나 인정될 것이냐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된 재산에 기여도를 감안해 정해진다. 노 관장의 재산 기여도에 관한 문제는 논쟁의 여지가 크다. 최 회장이 부친으로부터 주식을 받았지만, 노 관장이 재산 형성에 기여를 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김영진 변호사는 “최태원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대부분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특유재산’에 해당되어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이고, 노소영 관장은 SK의 전신인 선경이 지금의 SK로 성장하는 도약대가 됐던 이동통신시장 진출에 노소영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여도가 상당했다는 점을 입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밝히면 정경유착이라는 민낯을 스스로 드러낸다는 아이러니를 품고 있다.
최 회장의 불륜 고백,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이혼한다면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내연녀 김씨의 행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수십억원대의 고급 빌라에 거주하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김씨에 대해 대부분의 응답자는 “최 회장의 돈을 보고 접근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자는 예쁘고 봐야 한다”고답한 응답자도 다수였다.
자신이 노소영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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